2010년 5월 7일 금요일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의역 성경, The Message

 제가 이 블로그를 만든 목적 중 하나가 Mozilla Firefox의 유용한 확장기능 들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글지역화를 해 배포하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만들기 이전부터 한글지역화 작업을 해왔지만, 매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TOEIC, TOEFL 등의 영어관련 시험은 쳐본 적도 없고, 이후에라도 칠 생각이 없고 개인적인 평가로 중학교 영어수준이나 될까 하는 실력으로 하는 거라 부족한 영어 능력을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들(특히,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제가 한 번역문을 쉽게 이해했을 만큼 쉽게 번역하는 것입니다.

 영어 실력은 없지만 이 작업을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컴퓨터를 오래해왔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나 용어가 익숙해 그대로 대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컴퓨터에 익숙한 저에겐 이해가 되는 표현일지는 몰라도 컴퓨터가 낯설은 사람들에겐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표현이 있을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쓰고자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Download는 '다운로드'로 적지 않고, "내려받기"로 적는 다거나, Setting은 "설정", Option은 "선택사항"등으로 바꿔서 작업하고 있는 것이 예죠.

문제는 이렇게 풀어쓰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컴퓨터를 좀 아는 분들의 경우엔 오히려 풀어쓰는 것에 불편함을 느낄수 있을테고, 초보자들 역시 이해를 못하는 표현이라면 더욱 실패한 번역이겠죠.

 그러던 중 알게 된 책이 아래에 소개할 The Message입니다.
메시지

메시지 (신약)
유진 피터슨 저/김영봉 감수

메시지 신약 영한대역 은별색
유진 피터슨 저

메시지 신약 영한대역 오렌지색
유진 피터슨 저

예스24 | 애드온2

A.D 31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서양 문명의 중심이 된 것은 성경이죠.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만든 후 성경을 찍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 구텐베르크 성경은 서양 출판에 있어 가장 높은 가치를 받고 있죠. 종교개혁자들의 경우에도 카톨릭 교회의 부패에 항거하면서 처음에 한 것이 바로 성경을 자국어로 번역하는 것이었죠.1

 어찌보면 성경 및 기독교 문학 번역은 서양문학 번역과 궤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죠.

 이 책의 저자(?), 번역자(?)인 유진 피터슨의 얘기에 따르면, 마틴 루터의 번역본이나 초기 영어 성경본 중 하나인 틴데일의 성경은 거리의 아이들, 가정주부, 목동 등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이해 할수 있게 일상언어로 적은 반면 현재 가장 대중적인 영어 성경 중 하나인 흠정역(KJV;Authorized King James Version)2은 왕실에서나 쓸 고상한 언어로 치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흠정역은 성경을 왕실이나 귀족측의 언어로 성경을 적어 위대함을 높이는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대중과는 멀어지게 되었다는 말이죠.(제가 한글지역화한 확장기능들이 과연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번역이었는지 아니면, 저만의 자랑을 위한 표현으로써의 번역이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 봅니다.)

 이 메세지 성경은 의역 성경입니다. 대부분의 성경처럼 라틴어로 된 원문 성경을 직역한 문어체의 성경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언어로 된 구어체 성경이죠. 평생을 원어로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가르쳐 온 학자인 저자가 북미의 신뢰받는 신구약학 학자들의 감수를 거친 의역 성경이라 어려운 표현으로 된 기존 성경보다는 확실히 읽기는 편할지는 몰라도 의역인 만큼 독자가 원문 속에서 느낄수 있는 다양한 느낌이나 해석의 폭이 제한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죠.

 번역을 하다보면 직역이 옳으냐, 의역이 옳으냐 하는 논쟁과 선택을 겪게 됩니다. 실력이 부족해 직역도 겨우하는 저이긴 하지만, 직역만으론 도저히 원 뜻을 제대로 표현할수 없을 느끼게 됩니다.

 번역에 대해 아주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어로,
Traduttore? traditore!
 직역하면, 번역가? 반역자! 인데, 번역은 반역이자 배신이고, 번역자는 반역자이자 배신자라는 말입니다.

세상의 어떠한 번역도 완벽하게 원 뜻을 그나라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오역이라면, 조금이라도 원뜻에 가까운 번역을 해야할 겁니다. 그것이 직역인든 의역이든 말이죠.

 Text라는 간단한 단어를 앞에 두고 이것을 본문이라고 번역할지, 단순히 글이라고 할지, 아니면 (서식등이 하나도 없는) 평문이라고 해야할지 매번 고민하는 저의 일종의 넋두리였습니다.

P.S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KompoZer의 번역은 현재 모두 끝나있는 상황입니다. 맞춤법 실수, 오타나, 오역 등이 없는지 확인해야겠지만 그 부분은 공개적으로 한글판이 나온 다음에도 꾸준히 고쳐나갈야할 부분이라 많은 분들의 협조 부탁드립니다.

 문제는 저와 담당자와의 의사소통의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의 문제인지, 지난달에 마친 것이 아직도 배포가 되질 않네요.

(담당자는 저에게 일부 번역이 미비한 것 아니냐며 정확한 표현을 결정해 올리하고 하고, 저는 번역을 다 마쳤으니 담당자에게 승인해서 배포하라고 하는 입장이죠.)


[1] 당시 성경은 라틴어외 다른 언어로 번역을 금해 라틴어를 아는 일부 지식인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성경의 내용을 알 수 가 없었다. 즉, 설교때 성직자가 라틴어 문장을 원문과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해석하더라도 일반인들은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
[2]흠정역은 틴데일 성경의 3/4를 그대로 채용하고 있지만, 일부 표현을 좀 더 고상하고 장엄한 언어로 바꿔 놓았다.
국내에선 영어 성경은 비교적 쉬운 표현을 사용하는 새 국제판(NIV;New International Version)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큰 상관은 없겠지만, 상식으로 알아 두시는 것도 좋겠죠.